Strange, I've Seen That Face Before    - Martin Jaeggi


Anonymity

Walking down the streets, while going about our daily business,

we glance at hundreds of faces in passing. And sometimes, suddenly,

our gaze is transfixed by a face for a couple of seconds, leaving a

lingering afterimage of the unknown passerby. For a moment, we

wonder about the stranger, who this might be, what life she might lead

the unanticipated and unmediated desire to get to know the stranger.

Chance encounters that exemplify at once disconnected anonymity

and the promise of possible closeness, the two faces of urban living.


To the foreigner abroad these encounters are even more profoundly

disorienting. Not yet well-versed in the casual physiognomy that guides

much of our everyday interactions, faces on the street are mute enigm

as to her, almost impossible to decipher. Hence, the occasions on

which she accidentally passes other Asian women are all the more

charged with significance as they suggest a shared life experience,

the possibility of mutual recognition. The stranger becomes an Other

who might understand her, at the same time a mirror and a possible

confidante with whom she could share the disorienting experiences of

cultural displacement.


After moving to New York from Korea, Joo Hwang started to

photograph other Asian women in the city, some of them close friends,

most of them acquaintances made on the street. The resulting series

of photographs Eol Gool ( Korean for "face") explores the mystery

of the face adrift in the urban mass and the strangely physical jolt of

recognition involved in a chance encounter with someone of the

same race. The photographs seem like representations of the

afterimages imprinted on our memory by strangers on the street,

calmly oscillating icons of affinity and anonymity. Situated on the

border between portrait and self-portrait, they seem to suggest

that every portrait is a self-portrait. At the same time, they freeze

the face in its intransigent muteness, unyielding to the inquiring or

desiring gaze, an always already missed encounter. The photographs

seem to contain the DNA of the photographer's identity and desire,

hidden behind the surfaces, a self mapped out in chance encounters.

In Eol Gool, the portrait becomes an inquiry into the space that

separates humans, an examination of the very possibility of mutual

recognition. 


Intimacy

And yet, the face proves to be no less treacherous in intimate

settings where real contact occurs. The promise of immediate

recognition and intimacy embodied in the chance encounter on the

street is but an expression of our longing for contact unmitigated by

the artifice and cting that, at least residually, shapes almost any kind

of social interaction. Every gesture and every utterance, it may

sometimes seem, is mediated by the codes of gender, class, and

the various sets of performative requirements that make up any kind

of group identity.


If life's a stage, as this suggests, spaces for rehearsal are much

needed. The codes of femininity, in particular, indispensable

for the merrily fateful theater of heterosexual courtship, require

strenuous training. At the core of the interactions in groups of young

women, we often find, besides genuine friendship, the common study

of socially prescribed female performance. Girls routinely share

make-up tips, study clothes, discuss the various lures to attract

boys, and review the performances of other girls. It is a social

space structured as much by competition as by empathy.

        

As different ethnic groups have different codes of femininity, each

needs its own space for rehearsal. In karaoke girl, Joo Hwang

investigates one of these spaces: young Korean women renting out

karaoke rooms to perform for a group of friends. Karaoke becomes

a ritual to create a sense of community and a space to act out

fantasies and dreams, revolving around mutually interdependent

concepts of femininity and love. A space outside of the strictures

of both everyday life and dominant culture, like the fairy-tale

landscapes on the karaoke screens. The performed fantasies assume

a semblance of realness as they are being watched by a group

sharing the same imaginary. It is a group, however, that is always

already driven apart as its imaginary center is the male whom the

women desire and for whom they will eventually leave the group.

        

Joo Hwang's photographs do not double the efforts of the young

women to create fairy-tale representations of themselves. Rather than

reveling in the cheap thrills of artifice, as so many photographers did

in the 1990's, she searches for the ruptures in their performances.

In a highly coded setting, authenticity is but an accident. Slyly, she

captures moments where real emotion, sudden and unanticipated,

becomes visible on the face sanguished desire, loss, nervousness,

stage fright. Once the performance of femininity fails, the reality

of being a woman and all of its pressures and desires become visible.

In these moments of ruptured performance, a counter-image of a space

among women, no longer defined by the performative requirements

of femininity, briefly flashes up, as utopian as the landscapes on

the screens.


In both series, the face is the pivot of an examination of human

interaction and the ossibility of mutual recognition and understanding.

They are a subdued and disciplined, yet profoundly emotional,

expression of a longing to genuinely encounter others, tempered by

an understanding of the vicissitudes of identification and desire. By

examining the vacillating and unstable interplay of projection and

perception, illusion and understanding, Joo Hwang touches upon

the ambiguous nature of photography itself, in which the gaze of the

photographer, the imagination of the beholder, and the residues of

the reality depicted are indissolubly intertwined.

 

 

 

 

 

 

희한하네, 전에 본적이 있는 얼굴인데    - 마틴 재거  (미술평론)

 

익명성

일상에 치여 길을 바삐 오갈 때 하루에도 수백 개의 얼굴이 우리를 스쳐간다. 때로 시선은

잠깐 한 얼굴에 머무는데, 스쳐지나간 후에도 그 이의 이미지가 뒤로 남는다. 잠깐 생각해본다.

그 낯선 이는 누굴까? 그는 뭘 하면서 살까? 그가 살고 있는 인생에 대해 우리는 예상한 적도

준비한 적도 없는 궁금증을 떠올려본다. 이런 우연한 마주침은 도시에 사는 두 사람의 연결되지

않은 익명성을 보여주지만 이와 동시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가능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타국에 머무는 이방인들에게 이런 마주침은 훨씬 더 혼돈스럽게 다가온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대개의 얼굴들은 편하고 쉽게 읽혀지는 익숙한 얼굴들이 아니라 수수께끼이고 분석

불가능한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동양인인 작가는 비슷한 얼굴의 동양 여성을 우연히 마주칠 때

그들에게서 비슷한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함과 서로를 인정할 수 있을것 같은

가능성을 느낀다.우연히 마주친 그 여성은 작가 자신을 이해해주고, 또한 문화적 변화와 혼돈의

경험을 나누며 가까운 친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타자가 된다.


한국에서 뉴욕으로 옮겨 온 후, 작가 주황은 길에서 만나 알게 된 이들이거나 가까운 친구들인

도시의 아시안 여성을 찍기 시작했다. ‘얼굴’ 시리즈에서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났을 때 가지게 되는 의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충격과 도시의 사람들 숲에 흩어져있는 얼굴들의

수수께끼를 파헤친다. 이 사진들은 친근함과 낯설음에 흔들리는 조용한 얼굴들, 그러나 우리의

기억 속에 박혀있는 이미지들을 대변한다. 이 사진들은 초상과 자화상의 경계에 서서 모든 초상은

자화상임을 제시하는 것 같다. 동시에 이미 스쳐 지나가 놓쳐버린 마주침에 대해, 무언가를

물어보고 또 소망하고 싶어 하는 눈길과 고집스런 침묵을 함께 고정시켜 놓았다. 이 사진들은

작가가 세밀하게 그려낸 우연한 마주침의 장면들을 통해 그 뒤에 숨겨진 작가 자신의 정체성과

욕구의 DNA을 담아낸다. `얼굴’ 시리즈에서 초상은 인간을 분리하는 공간이자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시험하는 대상이다.


친근함

그러나 이 얼굴들은 긴밀한 접촉이 실제로 일어나는 친숙한 공간에서는 오히려 다르게 다가온다.

거리의 우연한 마주침 속에 배어있는 익숙함과 친근함은 실제로는 모든 종류의 사회적 만남이

연출과 기교에 의해 다듬어지지 않았기를 원하는 마음의 표현일 뿐이다. 모든 제스처와 언어적

표현은 집단 정체성을 구성하는 행위요소의 다양한 배치, 계급, 그리고 성의 기호들에 의해서

걸러진다.


만약 인생이 무대라면, 우리에겐 연습을 위한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성애적 교제를 위해

운명 지어진 극장에서 필수적인 여성성의 기호가 제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여성들의 관계 핵심에는 우정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마련된 여성적 행동을 공통으로 학습하는 부분이

있다. 여자아이들은 화장하는 방법에 대해 속닥이고, 옷 입기에 골몰하고, 남자아이들을 유혹하는

미끼들에 대해 토론하면서, 또래 소녀들의 행위를 점검한다. 그것은 경쟁과 공감에 의해 구성된

사회적 공간이다.


문화와 인종에 따라 여성성의 기호도 다른 탓에 같은 무리의 여성들은 자신들만의 연습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작가 주황은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여성들로부터 이런 공간 중의 하나를

찾아냈다. 젊은 한국 여성들은 친구들과 노래하고 춤추기 위해 노래방에 들어선다. 노래방은

공동체적 감각을 형성하는 의식의 장소가 되고, 여성성과 사랑이라는 상호의존적 개념을 맴돌며

환상을 노래하고 꿈꾸는 행위의 공간이 된다. 여성들은 일상의 힘든 삶과 주류 문화에서 소외된

고통을 벗어나서 노래방의 화면 속 동화 같은 세상으로 들어간다.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환상의

세계는 같은 상상을 하며 바라보는 또래들이 있을 때에만 진짜 세계가 된다. 그러나 한편 그 상상의

중심에는, 그녀가 절실히 원해, 그로 인해 결국 주변의 여자 친구들을 떠나게 만들어 버리는,

한 남자가 있다. 그래서 이들은 늘 흩어져 간다.


주황의 사진은 젊은 여성들에게 동화의 세계를 표현하게 하기 위해 이런 저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

1990년대 많은 사진작가들이 했던 기교의 얄팍한 전율을 보여주는 대신, 이 여성들의 행위 안에서

빈틈을 찾아낸다. 기호화가 엄청나게 진행 되어버린 공간에서의 진정성이란 단지 우연일 뿐이다.

작가는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무대에 선 긴장감으로 흥분된 여성들의 얼굴들에서

이들의 진짜 감정이 보여 지는 순간을 정교하게 잡아 올려 그들이 갖는 욕구, 상실감, 떨림과

두려움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제 여성성의 행위가 실패하고 여성이 된다는 것의 현실과 이를

동반하는 압력과 욕구의 모든 것이 보여 지기 시작한다. 영화 속 풍경과도 같은 유토피아적

여성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에 제한되지 않는 이 균열된 행위의 순간에 여성들만의

공간 내에서의 대비적 이미지가 드러난다.


두 시리즈에서 얼굴은 인간관계의 점검, 상호 인정과 이해의 가능성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 얼굴은

동일화되고 싶은 욕구의 변화와 부침을 이해하면서 걸러진, 그러나 깊이 감정적이고 다른 사람을

진실하게 만나고 싶은 갈망의 조절되고 훈련된 표현이다. 작가 주황은 투영과 직감, 환상과 이해의

불안정한 관계를 점검하면서 자신의 시각으로 사진의 불투명한 본질과 구경꾼의 상상과 묘사된

실재의 잔재들이 무수히 얽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번역 권인숙